100일 안에 100만 파운드 벌기 도전 회고
CJ Liu
런던에 가기 전
2020년, 나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리드 칼리지를 중퇴했다. 당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었다. 그리고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가 창업했다.
처음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HiBug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AI로 개발자의 코드 디버깅과 코드 리뷰 자동화 등을 돕는 제품이었다.
이후 대학 관계자인 한 고객이 학생들의 AI 사용이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해서 교육 기술 분야로 방향을 바꿨다. 우리는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도록 설계한 최초의 AI 모델을 만들고, Shizhe AI라고 이름 붙였다. 중국어로 ‘교사 AI’라는 뜻이다. 마케팅 방식도 조금 달랐다. 우리 AI에게 질문해서 직접 답을 받아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사용자에게 RMB 1,000을 주겠다고 했다. 이 방식으로 약 3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2024년에는 ‘AI Student’라는 새 기능을 선보였다. AI가 학생 역할을 맡아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아이들이 답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삼각형의 넓이를 어떻게 구하는지 묻는 식이다. 시스템은 배지와 다른 보상으로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쉐다 그룹(Xueda Group, www.xueda.com)의 눈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교육 기업 중 하나인 상장사였고, 먼저 우리에게 연락해 왔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협업했다. 쉐다의 사용자를 더 많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고, 교사들의 시간을 아끼고, 시험지 채점의 효율을 높이는 일 등이었다.
일단 뛰어들다
2026년 6월, 나는 이 AI 제품을 쉐다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단돈 £100을 가지고 런던에 가서 100일 안에 현금 100만 파운드를 벌어보는 것이었다. 동시에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를 모아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었다. AI 창업자가 늘어날수록 개인의 영향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느꼈고, 나도 뭔가 다른 시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도전은 디스커버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Undercover Billionaire’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주 유명한 프로그램이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대본이 있고 제작진이 참가자에게 기회를 찾아준다고 말한다. 내 계획은 모든 과정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온라인에 올리는 것이었다.
누구나 www.day1cj.com에서 내 실시간 잔액을 볼 수 있었다. 웹사이트를 은행 계좌에 연결해 내가 벌고 쓴 돈을 한 푼까지 공개했고, 도전하면서 적은 노트도 함께 올렸다. 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도전은 2026년 6월 24일에 시작했다. 비행기에 타고 나서야 이미 도전이 시작됐다는 걸 실감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지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승객들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를 나눠보니 영국과 유럽에는 AI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꽤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재미있는 문구를 넣은 티셔츠를 만들어볼까 했다. ‘커피로 버티고, ChatGPT에 밀려난다’, ‘내 일도 싫지만, AI가 그 일을 빼앗아가는 건 더 싫다’ 같은 문구였다.
처음 맺은 인연들
런던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 가서 ‘멋진 공동창업자를 찾습니다’라고 띄운 iPad를 들고 젊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한 사람이 재미있게 봐주면서 ‘Pitch and Run’이라는 모임을 소개해 줬다. 창업자와 벤처 투자자들이 매주 목요일 아침 함께 달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었다. 나도 참가했고,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그 모임에서 만난 한 창업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내 창업 경험을 나누고 고등학생들의 프로젝트를 도왔다. 같은 건물에 있던 다른 창업자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우리는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러다 그가 갑자기 자신의 투자사인 Antler를 만나보겠냐고 물었다. 사무실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나는 바로 가서 Antler의 부사장 한 분과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도전 3일 차였다. 사람들과의 연결, 그리고 서로를 소개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처음 만들어본 제품들
그 뒤 www.YinYangScienc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계기였다. 한 아시아 남성이 길거리에서 전통 풍수 상담과 운세 풀이를 해주는 영상이었는데, 조회수가 수백만 회였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AI가 운세 풀이의 규칙을 배우게 하면 제품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사람보다 AI와 이야기할 때 더 사적인 대화를 편하게 할 수도 있겠다고 봤다.
‘무료 AI 운세 상담’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세인트 폴 대성당에 갔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내 제품을 써보려고 줄을 섰다!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서 온라인에 올렸다. 덕분에 웹사이트에 사람들이 들어왔고, 일주일 동안 약 £1,000을 벌었다.
잘 곳을 구하는 건 큰 문제였다. 그래서 온라인에 무료로 잠깐 머물 수 있는 소파라도 내어줄 사람이 있는지 글을 올렸다.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대부분 돈을 받지 않았다. 잠시 런던을 떠나 있던 유학생도 있었고, 집에 빈방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찾다
런던에는 큰 시장이 두 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관광이었다. 런던에는 매년 2,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며,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서 와서 일주일 넘게 머문다. 특히 6월과 7월에 많이 온다.
나는 도시에서 보물찾기를 즐길 수 있는 DetectiveX라는 앱을 만들었다. ‘대영박물관에서 이집트 여왕이 가장 좋아하던 고양이를 찾아보세요’ 같은 단서를 주는 앱이다. 사용자가 물건을 찾아 사진을 찍으면 알고리즘이 맞게 찾았는지 확인한다. 정답을 맞히면 배지와 포인트를 받는다. 요금은 일주일에 £14.99로 정했다.
길거리에서 관광객들에게 피드백을 받다 보니, 내가 추가한 기능 하나에 유독 관심을 보였다. 가까운 화장실, 에어컨이 있는 장소, Wi-Fi와 다른 편의시설을 보여주는 기능이었다. 물어본 사람 모두 이 기능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나는 이 기능을 따로 떼어 AhaThere라는 새 앱으로 만들었다. 다운로드할 때 £4.99를 한 번 내면 이후에는 추가로 결제할 필요가 없다.
앱을 알리는 방식도 새롭게 시도했다. 이미 Instagram에서 큰 인기를 얻은 영상을 재현하면서 영상 안에 AhaThere의 이름을 넣었다. 내가 말하는 영상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예시는 다음과 같다.
내 작업 방식이 고객 프로젝트가 되다
이후에는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 만한 영상을 AI가 찾아주는 워크플로를 만들었다. 덕분에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Pitch and Run에서 만난 다른 창업자에게 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그는 마케팅 전문가였고 큰 관심을 보였다. 몇 차례 만난 뒤, 자기 회사의 AI 마케팅 워크플로를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회사의 요구에 세세하게 맞춰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도 그는 내가 작업하는 동안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5,000을 선금으로 줬다. 도전 60일 차쯤이었다.
마지막 한 달은 고객의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팀이 매일 어떻게 일하는지 깊이 이해하는 데 썼다.
고객은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을 온라인에 올리지 않기를 원했다. 대신 약 40명 규모의 팀에 맞는 실용적이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AI + SaaS 도구를 만들고 사용법까지 알려주면, 총 £35,000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97일 차에 그는 남은 £30,000을 지불했다.
도전의 최종 결과
이렇게 도전 기간의 총매출은 £37,685.99가 됐다.
거래 내역은 www.day1cj.com에서 볼 수 있다.
비밀유지계약(NDA) 때문에 이 고객에 관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 이번 일은 내가 현장에 투입되는 엔지니어인 FDE(forward-deployed engineer)로 일해본 첫 경험이기도 했다.
이 100일 동안 내가 배운 열 가지다:
-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 신뢰는 비싸다. AI 시대에는 더 비싸질 것이다. 오늘부터 신뢰를 쌓자.
- 소프트웨어는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곧 사라질 것이다.
- 어디에 집중할지 분명히 하자. AI와 하나의 산업을 결합하는 것이다. 내가 집중하는 산업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 목표를 향해서는 독하게 밀어붙이자.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 한동안은 자신을 의심하고, 망설이고, 우울해질 수도 있다. 그래도 그런 시간을 지나 결국에는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자.
- 내 감정도 중요하다.
- 성공하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 하지만 옳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더 어렵고,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사람들의 관심은 비싸다. 내 평판을 소중히 여기자.
-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외향적으로 행동하자. 즐겁지 않더라도 해야 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세상이 주는 기회를 더 일찍 누리고, 더 효과적으로 소통한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내키지 않는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하자.